정품교회

지옥을 50번가량 다녀왔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 복음주의 청년 사역의 산증인인 고직한 선교사입니다. 한국기독학생회(IVF) 총무,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총무, 사랑의교회 청년대학부 디렉터, Young2080 대표 등을 역임했고 지금도 사단법인 청년의뜰, 청년목회자연합, 진로와소명미니스트리 등을 이끌고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교회를 섬기며 살아온 그는 왜 이렇게 지옥을 많이 다녀왔다고 말하는 걸까요?

바로 두 아들이 지금껏 17번이나 정신병원에 입원했었기 때문입니다. 두 아들 모두 조울증을 가지고 있는데, 입원을 한 번 할 때마다 온 가족이 두세 번은 지옥에 다녀오는 듯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두 아들을 비롯한 모든 가족과 함께 정신 질환 환우와 가족들을 돕는 유튜브 채널 조우네 마음약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병기와 정신 질환 관련 정보를 나누고 상담을 하기도 합니다. 그의 가족 이야기는 지난해 <뉴스앤조이>의 기사와 미니 다큐로 소개됐고, 올해 5월에는 CBS 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에서도 소개됐습니다.

지난해 정신적·정서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단법인 좋은의자의 상임이사가 된 고직한 선교사는 한국교회 전반을 향해서 정신 질환자와 그 가족을 대하는 시선과 태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정신 질환을 하나님의 저주로 믿거나 귀신 들림으로 봅니다. 죄 때문에 그런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거나, 성경 잘 보고 기도 열심히 하면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정신 질환자를 사이코패스처럼 오인하고 낙인찍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시련이기에 각자 해결할 일이지 교회가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직한 선교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이렇게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정신적·정서적 약자를 품는 교회, 즉 정품교회가 되자고 제안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뉴스앤조이>에 10개의 글을 연재하며, 어떻게 정품교회를 이루어갈 수 있을지 당사자 가족으로서의 경험과 오랜 교회 사역 노하우로 쌓은 신앙적 통찰에 기반해 풀어냈습니다. 이 연재글을 단행본으로 엮어 출간하려고 합니다. 

여러 의료인과 목회자, 전문가가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전우택 교수(연세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최의헌 원장(연세로뎀정신과), 한혜성 원장(조이의원), 최은영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기독교상담학과), 김영철 목사(미국정신건강미션), 김형국 목사(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 이기원 목사(온누리교회 회복사역본부장) 등은 고직한 선교사와 그 가족의 삶에 감동하고, 그의 주장에 공감하며 이 책을 통해 한국교회가 정신적·정서적 약자, 그들의 가족을 보듬고 섬기는 길로 나아가는 물꼬가 트이길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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